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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유서(遺書) 미리 쓰기' 운동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보통의 경우 유서는 생을 장담 할 수 없는 사람이 사후를 대비하여 세상에 남기는 글인데
한창 나이에 유서를 쓴다는 것이 특별하기도 하고  흥미 있어 살펴 보니 사연은 이렇다.
유서를 미리 쓰는 젊은이들은 주로 20대 가정 주부들로 이들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고급 주택은 물론 자동차도 여러대 소유한 부유층이며 정상적인 가정 주부가 아닌
유명 인사의 정부(情婦)가 대부분 이라는데 유서의 대상은 그의 자녀인 영유아라는 것.
이쯤 되면 내 기대는 여지없이 허물어진 셈이다.

知人 가운데  해외 교포로 '미개척 미전도종족(UUPG)' 개척 선교를 하는 평신도 한 분이 있다.
그는 이미  오래 전, 유서를 작성하여 변호사를 통해 공증까지 받아 놓았다고 했다.
작은 유산을 놓고 유가족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날까 염려해서가 아니라,
언젠가는 남겨질 가족들에 대한 가장으로써의 책임과 배려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이 땅에 존재하는 유형의 재산보다는 보이지 않지만 그가 소유한 영원한 더 큰 유산을
잘 아는 나로서는 그의 두 남매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돈이나 지위 이상의 더 큰 가치를 소유한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 주고, 그동안 그의 사역을 말없이 격려해 주었던 사랑하는 아내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기 위해 남긴 글이었으리라.

여러가지 이유로 망설였지만 우리 교회에서 입양한  P종족에 현지인 사역자를 파송하는 일과
후방에서 기도하며 섬겨야 할 대상을 교회를 대표해서 살피고 와야겠다는 책임감때문에
이번 개척 선교 여행(Frontier Mission Research)에 그와 동행하게 되었다.
현지 미팅을 위해 며칠 먼저 떠나면서 나에게 유서를 써놓고 오라고 웃으며 권한다. 
꺼림직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후로도 나에게  삶과 목회(牧會)의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면 지금보다는 휠씬 진지해지고, 
더욱 최선을 다해   "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달려가는 삶"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고 보면 유서란 것은 남겨진 자들을 위해 쓰는 글일 뿐 아니라, 
어쩌면 자신을 위해 쓰는 글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사람들은 돈이나 물건을 도둑 맞으면 야단법석 떠는데 생명(시간의 연결)을 도둑 맞고
낭비하는데는 한없이 너그럽고 태평하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그렇게 많은 시간을 살아 왔다.
붙잡아 둘 수도, 저축 할 수도, 돈을 주고 살 수도, 빌려 쓸 수도 없는 귀중한 재산인데도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줄어 들고
이에 반비례하여 시간의 가치(生의 價値)는 가파르게 상승(上昇)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값없이 주어진, 그러나  가격을 매길 수 없이 비싼 소모적 일용품.
아낌없이, 주저함 없이, 어떻게, 무엇을 위해 사용하느냐 하는 것이
우리에게 시간을 허락하신,  삶의 주인되신 하나님의 뜻이다.
어떤 분이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가족들이 잠든 사이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아름다운 유서를 써보세요."

그래.
굳이 죽음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도 좋다.
아직 기회가 주어진,  내 남은 삶의 아름다움을 위해서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