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62d89b41-9432-4cad-a2ba-0cff35163792

안개이야기

맑은날햇살처럼 2005-11-07 07:01:46 3
768x710


안개풍경을 담겠다고 새벽강을 찾았더랬습니다.\n싸한 새벽공기 속에 배를 타고 안개 속을 저으며 갔습니다.\n\n안개는 저 너른 강 수면 위로 몽글몽글 솟아오르고\n시선이 가는 곳마다 어슴프레한 안개의 바다였습니다.\n\n초록빛과 붉고 노란 나무, 나무, 또 숲이 \n안개 속으로 설핏설핏 내비치는 풍경...\n신비로웁기도 하면서 제 마음이 너무도 포근해져옴을 느꼈습니다.\n그 섬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이던지요..\n행복해 보이던지요..\n\n가까이 다가가보면 \n결코 아름답지 않은 부분도 많이 있을 터이요,\n보고 싶지 않은 부분, 더러운 광경도 있을 터인데,\n안개로 인해 그 모든 것 감추어짐이겠지요..\n\n주님도 그러하셨겠지요\n나의 모습도 허물과 상처와 부끄러운 것 뿐인데\n나의 허물은 감춰 주시고\n상처는 덮어주시고 \n부끄러운 부분은 가리어 주셔서\n다른 이들의 눈에 저를 \n좋은 사람, 아름다운 사람으로 보이게 해 주시는 것일테지요.\n\n주님 그러하셨듯이\n저도 그리 살렵니다. \n남의 허물 알알이 드러내지 않고 살며시 덮어주며\n아픈 상처 덧나지 않게 살짝 잡아 싸매주며\n부끄러운 일엔 슬몃 눈감아 주며\n그의 아름답고 빛나는 부분만 보렵니다.\n그리함으로 오히려 이렇게 아름다운 안개 속 풍경을 즐길 수 있음같이..\n아름다운 세상을 소유할 수 있음같이요..\n\n주님 그러하셨듯이\n안개와 같이...\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