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죽었노라 이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원수가 밀려오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숨지었노라
조국이여 동포여
내 사랑하는 소녀여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서 간다
내가 못 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 다오
조국을 위해선 이 몸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하노라
오래지 않아
거친 바람이 내 몸을 쓸어가고
저 땅의 벌레들이 내 몸을 즐겨 뜯어가도
나는 유쾌히 이들과 함께 벗이 되어
행복해질 조국을 기다리며
이 골짜기 내 나라 땅에
한 줌 흙이 되기 소원이노라
모윤숙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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